Turkey Day!

오늘이 Thanksgiving Day이지만 근무를 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휴일에도 열심히 일하시는 분을 위해서, 또는 댁에서 바쁘게 명절을 챙기고 계시는 분을 위해서, Thanksgiving turkey에 대한 재밌는 말씀 몇개를 나눌까 합니다.

Turkey Day Dinner Table.

Turkey Day Dinner Table.

지난번에 잠깐 말씀드렸듯이 Thanksgiving을 Turkey Day라고 부를 정도로, 추수감사절과 칠면조는 한국의 추석과 송편과 비슷하게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그런데 turkey라는 말이 다른 뜻이 좀 있어요.  우선 국가 이름이 있죠?  한국과 언어적으로 아주 조오금이지만 관계가 있는 나라이고요, 최근에, 즉 20세기에 들어서 공식 문자를 바꿨다는 점 역시 신기하게도 한국과 비슷합니다. 두 번째로는 슬랭인데요, turkey라고 하면 요즘 얘기하는 loser라는 뜻으로 60-70년대에 많이 쓰였습니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loser이면서 좀 바보이고 또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차이점은 turkey는 염치나 개념이 없거나 정말 몰라서 남에게 약간 피해를 주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사람이 아닌 사물이나 작품에 이 말을 쓰면 요샛말로 꽝, 노잼, 이런 뜻이 되겠죠.  

다음으로 “cold turkey”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것은 무언가를 갑자기 완전히 그만둘 때 쓰는 말입니다.  새해에 금연 계획을 많이 세우는데, 이때 서서히 양을 줄이거나 대용품에 의지하지 않고 딱 끊을 때 “I’m quitting smoking cold turkey.” 나 완전히 금연할 거야, 라고 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는 turkey라는 보울링 용어가 있습니다. 왜 골프에서 파보다 하나 언더인 것을 birdie라고 하지 않습니까?  보울링에서는 세 번 연속 스트라이크가 나오는 것을 turkey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보울링장에서 누가 자기한테 turkey라고 하면 욕이 아닐 수 있습니다.

또 turkey를 오븐에서 요리할 때 생기는 맛있는 gravy도 다른 뜻이 있는데요, 생각하거나 바란 것 이상의 수확이나 이익을 뜻합니다.  즉 보너스와 비슷한 개념이죠.  예를 들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였던 사람이 메달까지 받게 되었다면, “I’m just happy to be in the Olympics, period.  The rest is gravy.”  나머지는 다 그레이비예요, 라고 말하겠죠.

자 그럼 Thanksgiving dinner 테이블에 다 앉았다고 상상을 해보겠습니다.  우선 테이블을 돌아가면서 각자 일년동안 감사했던 점을 말하는 순서가 있죠.  이건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추수감사절의 시작이 종교적이었다는 데 있는데요, 요새는 종교적인 색채가 없어져서 무신론자인 사람들도 Thanksgiving은 다 지내고, 이 감사한 것을 말하는 것도 다 합니다.  미국인들은 감상적이 아니라는 인상을 많이 주지만 이 때만큼은 오글거리는 멘트도 많습니다.  보통 건강, 가족, 친구, 집이나 직장이 있는 것, 등등을 들게 되고, 때에 따라서 오글거리는 것을 못참는 사람이 있다면 예를 들어 올해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이 월드 시리즈 우승한 것이 감사하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좀 전환시킬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turkey의 목에서 목뼈가 나오는데 이걸 wishbone이라고 하죠.  라틴 알파벳의 V자처럼 생겼고요.  이걸 두 사람이 서로 잡고 당겨 뜯어서 더 긴 쪽을 들게 된 사람이 자신의 소원을 빌면 성취가 된다는 전통이 있습니다.  Turkey에는 지난번 말씀드렸듯이 L-tryptophan이라는 아미노산이 있어서 졸음을 유발한다는 설이 있는데요, 실은 함유량이 다른 고기와 비슷하고, 생선 중에서 대구 종류에 이 성분이 칠면조의 세 배나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유독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먹으면 잠이 오고 나른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우선 대량을 섭취하고, 또 탄수화물도 같이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혹시 식구들은 다 노는데 혼자 요리와 뒷정리를 해야 하는 처지라면 아예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칠면조 대신 다른 것을 메인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서 대용식이 나왔는데요, 두부나 밀가루 글루텐인 seitan을 이용한 음식이 있고, tofu turkey를 줄여서 tofurkey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TV dramas나 sitcoms에서 추수감사절 에피소드가 많은데요, 그중 millennium을 전후해서 인기를 끌었던 Everybody Loves Raymond에서 이 대용 칠면조를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있었죠.  요리를 잘하는 어머니가 그해는 건강을 이유로 tofurkey를 쓰고 나머지 side dishes도 몸에는 좋지만 맛은 별로인 것만 잔뜩 합니다.  지난번에 요리는 엄마가 해도 식탁에서 고기를 자르는 것은 아빠의 몫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여기서도 다들 이 요상한 요리를 보고 곤란하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와중에 아버지가 my carving knife, 자기가 요리를 썰 때 쓰는 칼을 달라고 얘기를 하죠.  그런데 시트콤이다 보니 그 바로 다음에, 자기 목에 그 칼을 쓰겠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꼭 이 가짜 칠면조가 아니라도 일가친척이 모이는 일년중 유일한 명절인 Thanksgiving이 많은 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즐거운 시간만 있는 복받은 가족도 매우 많습니다만, 그 반면에 한국과 마찬가지로 별로 친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과 맞닥뜨려야 하고, 또 여러 질문을 한다든가, 다른 친척과 비교를 한다든지, 부탁하지도 않은 조언을 하거나 자신의 삶을 이리저리 비판하는 말을 해서 이 명절이 가장 힘들다는 호소를 미국사람들도 많이 합니다.  특히 dysfunctional family인 경우에 더 하죠.  아마 그래서 대화를 하는 대신 더 먹거나, TV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표적으로 TV에서 하루종일 미식축구 경기를 보여주는데요, 코치 출신으로 지금은 비디오 게임 제목으로 더 유명한 John Madden이라는 사람이 프로 풋볼 해설가로 활동할 때 한번은 Thanksgiving에 자기가 만든 이상한 음식을 선보였습니다.  뼈를 바른 칠면조 고기 안에 뼈를 바른 오리고기를 넣고 그 안에 뼈를 바른 닭고기를 넣은 것으로, 말만 들어도 목이 꽉 메이는 느낌인데요, 이름이 재밌습니다: turducken, turkey-duck-chicken의 합성어죠.  추수감사절을 대표하는 풋볼과 음식 둘 다를 잡은 경우였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스트레스가 많거나 오글거리더라도 역시 Thanksgiving Day에는 소중한 가족과 함께 크고작은 것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저도 올해는 여성살롱 청취자분들을 만나게 된 것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An old Shaker song which was used as a dance tune. Appropriately, Sydney Carter adopted the tune for his song, "Lord of the Dance". I have put this song up on YouTube eight years ago, but I thought I would put up this version from my third CD, "Gospel Ship."

khora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