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ial Films
미국에 처음 오신 분들이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 중 하나가 미국에는 the federal government 연방정부와 state governments 주정부가 따로 있다는 것인데요. 물론 한국에도 자치제가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그 영향력이 조금 덜하다고 하겠습니다. 미국의 주정부는 참 힘이 세어서, 한 예를 들자면 연방정부에서 정하는 휴일도 꼭 지켜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하는데요. 대신 주정부가 정한 휴일이 있는데, 물론 그 두 가지가 거의 다 겹칩니다. New Year’s Day라든가, Thanksgiving, Christmas, Independence Day등등이죠. 또 다음주 월요일인 Presidents Day 역시 federal holiday로, 모든 주에서 인정하는 휴일입니다만 이름은 주마다 조금씩 달리 불린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이번주에는 New York 주에서 정한 휴일이 있죠. 우선 월요일에는 올해부터 school holiday가 되는 음력 설이었고요. 금요일인 Lincoln’s Birthday인데요. 그렇게 비중이 큰 휴일은 아니라서, 학교와 다른 주정부 사무실은 다 정상으로 운영이 되고, 쉬는 곳은 법원뿐입니다. 그런데 다음주 월요일이 Presidents Day이지 않습니까? 그럼 그것도 쉬고, 따로 Lincoln’s Birthday도 쉰다니 조금 이상하시죠? 실은 우리가 Presidents Day라고 알고 있는 휴일의 정식 명칭은 Washington’s Birthday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Washington의 생일을 기념하려고 만든 휴일이기 때문이죠. 참고로 Washington의 생일은 2월 22일인데요. 대부분의 명절이나 기념일을 날짜 대신 요일로 정하는 미국식에 따라 어느 순간 2월의 셋째 월요일을 휴일로 지정했고요. 그런 후에 보니 2월 12일인 Lincoln의 생일과도 멀지 않아서 두 대통령을 기리면서 Presidents Day라고도 불리게 된 것인데요. 사실 그 전에는 New York주처럼 Lincoln의 생일과 Washington의 생일을 따로 휴일로 정한 주도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일각에서는 Presidents Day라는 말이 Washington’s Birthday라는 말보다 더 자주 쓰이게 되면서 Lincoln의 위치가 더 올라간 듯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역설적으로 오히려 Lincoln이 자기의 생일을 잃게 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이날 이 두 사람뿐이 아니고 다른 대통령도 포함해서 기리기도 하기 떄문에, 그 말도 굉장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어쨌든 가장 존경을 많이 받는 미국의 대통령을 꼽으라면 보통 Washington과 Lincoln의 순인데요. 한국을 비롯해서 거의 모든 나라도 그렇겠지만, 미국 역시 대통령에 관한 영화나 TV dramas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하는 것도 있고, 허구 속의 대통령도 있습니다. Washington과 Lincoln도 당연히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데요. Washington은 대통령으로서의 모습도 나오지만, 그 전 미국 독립운동 당시도 film에 담기는 참 좋은 소재이기때문에 그 시기의 얘기가 더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Washington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2000년 작 The Crossing도 그런데요. 제목이 건넌다라는 말이죠. 즉 독립전쟁 때 Washington 장군이 Delaware강을 건너간 것이 중심이 되는 TV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많은 사람들에게 Dumb and Dumber로 잘 알려진 Jeff Daniels이 맡았고요.
그에 비해 Lincoln은 영화나 TV에서 조금 더 좋아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분이 대통령이었을 때는 미국 전체의 지지를 받지 않았지만, 생애 자체에 drama적인 요소가 많아서 그런지도사모르겠습니다.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2012년작 Lincoln이 있죠. Steven Spielberg가 감독하고 영국 배우인 Daniel Day-Lewis에게 두 번째 Oscar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이 영화는 남북전쟁의 끝과 Lincoln의 암살을 다루고 있습니다. Doris Kerns Goodwin이라는 유명한 전기 작가이자 야구의 광팬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와는 대조로, Lincoln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도 있습니다. 미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John Ford감독의 1939년 작품인데요, Young Mr. Lincoln이라는 제목으로, 역시 미국 영화계의 star Henry Fonda가 주연을 했습니다. 완전 사실에 바탕한 영화는 아닌데요. 여기에서 Lincoln은 Illinois주의 시골에서 살던 중 우연히 손에 들어온 책 가운데서 법에 관한 책을 읽은 뒤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Springfield로 가서 개업을 합니다. 그리고 처음 사건을 맡게 되는데, 살인사건이죠. 위기도 순발력으로 극복하고, 주위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결국 두 의뢰인의 무죄를 입증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장차 부인이 된 Mary Todd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그 외에 영화의 소재로 인기 있는 대통령은 Kennedy인데요. 이분이 갖는 상징성도 큰 이유이겠지만,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그 가문 전체가 어찌보면 미국의 귀족이나 royal family같은 기분도 있기 때문에, 이분 하나뿐만이 아니라 집안 전체를 다루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각도에서 여러가지 내용으로 작품을 만듭니다. 즉 The Kennedys라는 TV mini series처럼 그 가문의 scandals이라든가 사건사고가 중심에 서기도 하고, Thirteen Days라는 영화처럼 대통령 재임시의 정치적인 문제가 소재일 경우도 있으며, 또 JFK라는 제목의 영화처럼 암살을 다루기도 합니다. 특히 방금 말씀드린 두 영화는 둘 다 Kevin Costner가 주연인데, Kennedy 역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Kennedy와 동시대 사람으로 다른 의미에서 큰 유명세를 얻은 대통령인 Nixon도 영화인들이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놀랍지 않게도 대부분의 작품에서 Watergate를 다루고 있는데요. Oliver Stone이 감독하고 Anthony Hopkins가 주연한 1995년작 Nixon이 있고요. 또 2008년에 나온 Frost/Nixon이라는 영화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에 David Frost라는 영국 언론인과 한 일련의 interviews를 바탕으로 하는데, 원래 연극이었다가 영화로 제작이 되면서 Ron Howard가 감독을 하고, Nixon 역으로는 무대와 영화에서 배우 Frank Langella가 멋진 연기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Nixon 역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Watergate를 보도한 장본인인 The Washington Post의 기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1976년작 All the President’s Men에서는 Robert Redford와 Dustin Hoffman의 열연을 볼 수가 있는데요. 꼭 미국 대통령에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봐두실만한 수작입니다. 그리고 Kennedy 다음 대통령이었던 Johnson의 생애를 다룬 LBJ가 아마 올해 후반기에 개봉을 할 것 같고요.
미국인들은 Saturday Night Live 같은 데서 하는 정치풍자 등에 익숙해서 그런지 생존한 대통령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듯합니다. The Simpsons에 보시면 Nixon의 후임이었던 Ford와 아빠 Bush 대통령이 나오는데 Bush는 Bart와 경쟁을 하는 쪼잔한 character로 나오고요, Ford는 사람좋은 바보로 나옵니다. 또 역시 만화인 Family Guy의 한 episode에서는 Bill Clinton이 아예 주인공급으로 나오는데요, 여기서 말씀드리기 민망할 정도의 행실을 보여줍니다. 풍자이자 comedy니까요. 그러나 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 충실하기도 한 설정입니다.
오늘 노래는 Lincoln 대통령, Kennedy 대통령, King 목사를 그리워하는 가사인 “Abraham, Martin & John”을 Marvin Gaye의 cover version으로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