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Camps

벌써 이번 주말이 미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여름이 시작된다는 Memorial Day weekend입니다. 날씨도 드디어 여름답게 더워지기도 했고요. 대학교는 졸업 season입니다. 예전에는 Harvard와 MIT가 각각 6월 첫 목요일과 금요일에 졸업식을 해서 그동네 hotels등을 잡기가 아주 힘들었는데요. 요즘은 Harvard의 schedule이 바뀌면서 졸업식 역시 1주 앞당겨져서, 오늘입니다. 올해는 두 학교 다 영화쪽 인물이 speakers로 나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Wet Hot American Summer" (2015)

"Wet Hot American Summer" (2015)

초중고등학교는 아직 방학이나 졸업을 하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지만, 학생들이 여름방학동안 뭘 할지는 미리미리 정해두는 게 좋은데요. 7, 8세에서 14, 15세정도까지의 나이라면 summer camp에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가는 사람도 많고, 혹시 한번도 간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대충 어떤 곳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미국인의 어린 시절, 특히 여름방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겠는데요. 

영화계를 언급한 김에 말씀을 드리자면, Addams Family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원래는 지면 만화였는데 그게 TV sitcom도 되고 TV 만화도 되고 나중에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후편까지 나올 정도로 흥행에 성공을 했는데요. 이 가족은 미국인의 전형적인 모습에 대부분 정반대가 되는 행동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10대 초반의 남매가 나오는데, 지극히 보편적인 미국 어린이의 생활에 노출시켜주고 싶어서, 여름에 camp에 보내는 내용이 있거든요. 그 camp의 program이 전형적이라고 하겠고요. 오늘은 미국 어린이의 여름방학에서 빠질 수 없는 이 summer camp의 종류와 시대에 따른 변화에 대해 잠시 말씀을 나눌까 합니다.

우선 가장 크게 나눌 수 있는 게 day camp인가 sleep away camp인가 하는 것이겠죠. Sleep away camp는 말 그대로 자고 오는 camp이고요, 조금 큰 어린이들이 가고, 도시에서 좀 떨어진, 자연 속에 위치한 장소인 경우가 많습니다. Day camp는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 가고, 집에서 다녀야 하니까 가깝겠죠. 시간표 같은 게 짜여있어서 보통 오전 시간에는 뭘 배우고, 오후에는 배운 것을 더 연습해보거나 자유시간을 갖게 됩니다. 기간은 짧게는 1주일에서 4주, 간혹 자녀가 집에 있는 걸 선호하지 않는 부모님이 있다면 8주까지도 camp에서 보내게 되는데요.

두번째 기준은 어디서 주최하는가입니다. 우선 agency summer camp이 있겠죠. 보통 YMCA같은 비영리 단체에서 엽니다. 그래서 가정의 경제 수준에 큰 상관 없이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두번째로는 private 또는 independent으로, 쉽게 말하자면 영리를 목적으로 여는 camp이고요. 가격대는 조금 높습니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세 번째는 family summer camp인데요. 흔하지는 않지만 온 가족이 가서 시간을 보내는 만큼 그럴 여유가 있는 분들이 가겠죠. 이와 반대로는 underprivileged camp라고 해서 소외계층 어린이를 위한, 무료거나 보조금이 나오는 program이 있고요. 그 외에 special needs라고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camp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faith-based summer camp라는 게 있는데, 즉 종교단체 또는 종교에 바탕을 둔 camp입니다. 이걸 다시 둘로 나누면, 원래 종교활동을 하는 가족인 경우는 당연히 그 종교에 관련된 camp에 보내고 여기는 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겠죠. 그러나 그 종교의 정신에 바탕을 둔 정도의 camp라면, 신도가 아니라도 환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어느 종교나 배울 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종교의 교리를 가르치기보다, 인성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보편적인 부분, 즉 부지런함이라든가, 협동정신, 남을 돕는 마음 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거죠. 

그중에서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게 있는데요. 하나는 Quakers죠. 일반인에게는 oatmeal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영국 성공회에서 분리된 교파입니다. Pennsylvania를 세운 분도 Quaker 교도였는데요. 지위를 중요시 여기지 않고, 평화주의자, 평등주의자이고, 또 소박한 lifestyle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분들이 여는 summer camp는 참 인기가 높은데, 가면 Quaker의 생활방식을 따라 지내게 됩니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라는 temple stay와 비슷한 면이 많죠?

두 번째는 이 Quaker에서 분리되어 나온 Shaker라는 계파인데요. 이분들은 현재 수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큰 이유는 이 계파의 교리 중 하나가 독신주의거든요. 그러나 Shaker style의 영향은 미국 fashion이라든가 일상생활에서 아직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Shaker stitch라고 해서 sweater같은 것을 짤때 아주 기본형인 pattern을 말하고요. 또 Shaker furniture가 유명한데요. 멋부리지 않고, 나무로 탄탄하게 만들었으면서 북Europe의 minimalism과는 또 다른 소박한 분위기를 내는 미국의 가구입니다. 그리고 flat broom이라고, 청소할 때 쓰는 납작하고 대가 긴 비도 이 사람들이 발명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분들은 summer camp라기 보다는 어린이들이 여름에 자율적으로 운영해나가는 공동사회를 세울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summer camps에서 놀았습니다. 운동을 배우고, 연극이나 노래를 연습해서 마지막 날 공연을 하고, 아이들끼리 생활하면서 그 안에서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도 자연히 기르고, 도시에서 간 아이들은 자연에서 뛰놀기도 하면서 참 어린이다운 시간을 보냈다고 할까요? 그리고 뭘 배우더라도, 현대인의 생활에서는 그다지 필요가 없을 듯한 거였거든요. 농담 아닌 농담으로 예전에는 day camp에 가면 꼭 만들어 오는 게 재떨이였습니다. 그리고 Shaker village에서는 그 빗자루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해요. 요즘도 물론 이와 같이 놀고 쉬는 camp도 많지만, 여름에도 공부를 계속하는 어린이도 있고, 꼭 교과 과정 공부가 아니더라도 뭔가 대학에 갈 때 쓸모있는 걸 원하죠. 그래서 science camp를 가거나, 수준 높은 음악이나 미술 camp, 언어나 문화 camp 같은 소위 기본형에서부터, 영화제작하기, UN같은 국제기구를 본딴 camp, diet하는 camp 등등이 있고요. 전문강사들까지 초빙을 해서 뭔가 좋은 결실을 맺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을 줄 수도 있는 programs도 꽤 많습니다. 즉 공부와 경쟁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예전에도 물론 예를 들어 음악 등을 배웠지만 어디까지나 초보자로서 재미로, 경험을 넓히는 데 촛점을 뒀거든요. 지금은 실력을 늘여서 수준급이 되는 게 목적이겠고요.

개개인의 경험은 다르더라도, 미국인에게 summer camp라고 하면 아무 걱정 없이 뭔가 다른 환경에서 놀면서 성장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아련하고도 낭만적인 기분이 듭니다. 뛰노는 것도 과외를 하는 요즘, 어린 자녀나 조카가 있으시다면 저절로 사회성도 생기고 자연과도 친해질 수 있는 summer camp을 한번 알아보시는 것도 어떨까요?

오늘 노래는 어린이들이 summer camp에서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기 바라면서, ‘70년대 고등학생의 여름방학을 그린 영화 Dazed and Confused에 나오는 War라는 band의 “Why Can’t We Be Friends?”를 추천합니다. 

The legendary band WAR (NO COPYRIGHT INFRINGEMENT INT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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